마이크로소프트 3600 블루투스 마우스

위 제품을 거의 2년간 써오면서 키보드는 한참 전에 쓰고있었던 Rapoo의 E9070이란 제품을 썼는데, 원체 고장이 잘 안나서 잘 썼지만 요즘따라 연결 끊김도 심하고.. 흰색 특성상 황변도 심하면서 아이솔레이션이 아닌 펜타그래프 특성상 하판오염이 너무 심해 보내주기로 했다.

구매

사실 국내 시판되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비교하면 선택지가 거의 없다. 기계식은 별로 선호하지 않고 무접점과 펜타그래프중 찾았다. 소음과 키압이 적은 것을 중점으로. 내가 원하는 배열은 딱 텐키리스 정도인데 블루투스 제품군에서는 텐키리스는 없고 78키 배열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운 편이었다. 휴대성을 중시하면 그 편이 좋다는 것은 있다.

많이 쓰는 제품은 Logitech 사의 K380, K480, K780에 전문가용으로 많이 쓰이는 Craft Keyboard. 가격대 때문에 Craft는 고려하지 않았고 이 중에서는 디자인 문제로 K380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많이 보기 힘든 제품으로는 Microsoft 사의 Microsoft Surface Bluetooth Keyboard. 굉장히 깔끔한 디자인이 장점이고 아무래도 내 마우스처럼 입력기기 명가인 마소라서 좀 사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우스는 국내 시판되는게 꽤 많던데.. 다만 풀배열을 좋아하지 않아서 제외.

최근 조금 많이 주변에서 추천받아서 본게 B.friend의 BT300. 이 제품은 펜타그래프가 아니라 멤브레인이었고, 배터리 유지시간이 스펙상 짧아 제외했다. 비슷하게 78키 배열. 여담이지만 펜타그래프를 좋아한다면 비프렌드의 제품을 조금 써보는 것도 괜찮다. 알루미늄 키보드라던지 높은 키캡 등 선택지가 많다. 다만 블루투스 키보드 자체는 적다.. 그리고 그 많은 키보드중에서 풀배열 아닌게 없다.

여기서 시선을 바꿔 무접점/기계식 쪽을 보면 Keychron 사의 K1~K4 제품들과 한성키보드 텐무무로 알려진 제품들이 있다. 내가 딱 원하는 텐키리스 제품이나 그에 준하는 84키 배열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디자인이 워낙 투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미 유선인 키보드가 있는데 따로 비싼 키보드를 들이기 뭣해서 배열을 포기하더라도 펜타그래프 쪽을 찾기로 했다.

K380 조차도 살 때 디자인으로 망설였으나 화이트버전을 보고 반해서 어찌저찌 재고가 남는 곳을 찾아 구매했다.

느낌

장기간 타건에 있어 배열과 키압을 중시하는 편인데 다소 실망스러운 감이 있었다. 디자인 하나는 기가막혔지만 그만큼 꽤 희생한게 많아보였다.

일단 첫째로 배열이다. 배열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키보드를 쓰다보면 적응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 이 키보드에서 가장 맘에 들지 않는 점은 기능키가 기본이고 fn + 기능키가 F1~F12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다. Windows보다는 Android같은 OS를 위한 태블릿 키보드로서의 입지가 보이는 부분인데 자꾸 F2누르다가 다른 기기 페어링되는 것 보다보면 혈압오를 지경이다. 휴대용 마우스같은 경우 뒤로가기 키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기능키 덕분에 뒤로가기 기능이 F7에 할당된 것은 역설적으로 맘에 든다. 그리고 내가 쓰는 기계식 키보드 두세개 모두 Fn키가 오른편에 있는데 이 제품은 왼편에 있다. 근데 이건 왼편에 있는 제품도 많으니 내가 적응할 만 하다.

이 F1~F12키는 Logitech Options라는 자사의 프로그램을 깔아 기본이 기능키가 되도록 설정해줄 수 있지만, 윈도우 소프트웨어상으로 구현된 것인지 껐다 키면, 그리고 logitech options를 삭제하면 작동하지 않는다. 프로세스에 상주하면서 30메가 가량의 리소스를 먹으니 조금 짜증났다.

78키의 배치는 평범한 노트북과 다를바가 없다. 전반적으로 원형 키캡으로 인한 오타율 증가가 꽤 있는데 생각보다 적응하기 편하고 적응한 이후에는 오히려 일반 네모 키캡보다 오입력이 적은듯한 느낌이다. 오타라기보다는 빈공간 눌러서 입력 안되는 사고가 꽤 많았기 때문. 오히려 간격이 넓어지는 효과 때문인지 적응되면 괜찮다. 키 간격 자체는 오히려 휴대용 치고는 좁지 않은 편이다. (일반 데스크탑 아이솔레이션 펜타그래프 기준으로는 확실히 더 적다) 키보드 자체는 작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만 앞서말한 배열의 차이와 함께 미묘한 불편한점이 있으니 왼쪽 Shift키가 오른쪽보다 약간 길어 미묘하게 ㅋ부분에서 오타가 잘난다. 이런 부분이 쌓여서 배열 부분에서 불편함이 있다.

두번째는 키압. 내가 무접점과 펜타그래프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적은 소음과 낮은 키압이 가능하다는 것 때문인데, 30g 키압을 기준으로 500원 동전 3개와 100원 동전 한개 정도가 한계였다면 이 제품은 펜타그래프인데도 500원 동전 3개와 100원 동전 2~3개. 100원 동전 하나가 50g 가량 한다고 판단하면 40g 언저리의 키압을 가진다는 소리인데.. 물론 정확한 측정법이 아니니 재미로 보자. 다만 워낙 펜타그래프는 스트로크가 작으므로 실제 타건시 그렇게 체감되는 부분은 아니긴 하지만 내가 처음 타건했을 때 봐도 여타 펜타그래프와는 조금 이질적인 압력이 느껴졌다. 기계식 청축이 45g, 흑축이 60g 정도고 멤브레인은 제품마다 다른 편이나 내 주변엔 청축보다 큰 게 적은 것보다 많았다.

오래써보니 그나마 나는 허용할만한 키압이었지만 키압이 높은 걸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음 자체는 웬만한 펜타그래프보다 훨씬 조용한 편이고 보강판을 덧대서 크기에 비해 조금 무거운 제품인데 그만큼 칠 때 일반 노트북 키보드보다 쫀득함이 더 느껴진다. 전혀 싼 티가 느껴지지 않는 타건감에 있어서는 키압빼고는 꽤 만족했다. 그래서 키감이 펜타그래프인데도 그동안 써왔던 제품과 달리 매우 독특함이 느껴진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 하나로는 키캡 프린팅이 실크 인쇄인데 흰색이라 그런지 너무 눈에 잘 띈다. 그렇게 쉽게 지워질 것 같진 않으나 미묘하게 번져보여서 맘에들지 않음.

이렇게 단점 위주로 적었지만.. 3만원 위주에서 뭐 딱히 기대할 수 있는게 없다. 오히려 이 가격에 이정도면 싼티 안나는 퀄리티와 깔끔한 디자인에 놀라야 할 지경. 타건감 자체는 꽤 흡족한 편으로 나는 꽤 추천할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