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8년만에 모니터를 구입하려고 보니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역시 시간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던 와중 오히려 과거보다 정말 다양한 선택지가 생겨서 찾아보게 된 것이 많고 공부하게 된 것도 많다. 그래서 이 글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게임용'이란 말은 모니터 시장에서의 분류이다. 용도를 말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사무용' '게임용' '전문가용'의 세 분류중 하나를 뜻한다. 사무용은 거의 모니터를 찾아보고 구입할 사람에게는 큰 관계가 없는 저가형이자 작은 사이즈의 모니터를 말한다. 실제 용도와는 다르다. 사무용이면 오히려 게임용 모니터를 사는게 눈에 좋을테니 말이다. 전문가용은 정확한 캘리브레이션과 광색역등을 지원하는, 기본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말한다. 델모니터 등이 유명하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예전부터 그래왔듯 애플의 모니터, 지금 세대로 보면 프로디스플레이 XDR 같은 제품이 있겠다.

내가 말하는 게임용 모니터는 적당한 품질.. 즉 게임용으로도 물론 좋지만 영상 감상에 있어도 적당한 품질을 지니며 가성비를 지닌 제품들을 일컫는다.

모니터의 패널 종류와 현재의 특성

8년 전 모니터를 구입할 때에도 항상 비교가 되었던 것은 패널의 종류였다. 그 때도 당연히 LED백라이트의 LCD 모니터였기에 IPS / VA / TN의 3파전이었다. (PLS는 IPS계열, MVA 등은 VA계열로 판단한다. 이 글에서는 내가 써본 바가 없기에 TN패널은 제외한다.) 그 때에는 VA의 잔상이 너무나 심하다 들었고 실제로 대부분의 게임용 모니터는 IPS로 나왔으며, 대부분의 최고 사이즈 모니터는 27인치가 한계였다.

하지만 지금은 약간 다르다. LCD인 것은 똑같지만, 주류가 달라졌다. 2020년 1월 현재를 보면 주력 게임용 모니터의 최대 사이즈는 32인치이며, 와이드하게는 34인치 까지 사용되고 현재 대기업 모니터들의 출시계획을 보면 48인치또한 게임용으로 사용되고 실제로 사용하시는 분이 많다. 즉 게임용으로 최대 인치수가 딱히 정해져있는 편이 아니다. 여기서 나오는 문제점은 인치수에 따라 기업마다 주력하는 패널이 다르다는 것이다.

32인치 모델을 보면 2020년 1월 기준 IPS모니터와 VA모니터가 주로 판매되지만 여기에서 '144Hz'의 조건과 '4K'또는 'QHD'의 조건을 한정해보자. 그러면 대부분의 제품들은 'VA'패널이다. IPS 패널의 모니터를 찾게되면 최소 100만원이 넘는.. 슬슬 전문가 영역의 가격대를 가진 모니터들이 존재하게 된다. 32인치에는 없지만 20년 1월 기준 몇개월 전 출시된 LG의 34인치 144Hz nano-IPS 스펙의 34gk950f의 가격은 현재 140만원대이다. 32인치 144Hz VA 스펙의 32gk850f는 4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24인치~27인치까지만 해도 VA와 IPS의 가격차이는 거의 없었는데, 어째서 32인치부터는 이리도 차이가 나고, 144Hz와 4K에 있어서 더더욱 차이가 나는 것일까? 나는 이 분야와 크게 관련이 없는 일반인이라서 나의 생각과 기본적으로 알려진 사실을들 추려보면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다.

기본적으로 VA패널은 수율이 높고 제작 단가가 싸다. 하지만 IPS패널은 인치수가 커지고 그 때 고해상도와 고주사율을 지향할 시 수율이 낮고 제작 단가가 비싸진다고 한다. 이 기본적인 문제는 스마트폰과 모니터, TV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의 대부분의 패널은 IPS였고 지금은 OLED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는 IPS가 어떤 패널보다도 터치 반응에 대해 적절하다는 점이 유용하게 작용했겠지만 한때의 해상도를 보면 상당히 높은 PPI, 즉 고해상도였다. 모니터의 경우는 위에서 봤다시피 인치수가 커질수록 IPS패널의 가격이 VA패널에 비해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 예시로 TV의 경우는 삼성이 홍보하는 대부분의 QLED TV는 VA패널이고, LG는 OLED 패널을 밀고있다. (OLED는 향후 전망에서, 그리고 QLED 등에 관해선 아랫단에서 다룬다.)

그렇다고 해서 IPS 패널이 VA패널보다 비싸다고 고급형 패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둘은 어디까지나 특징의 차이일 뿐이다. TN패널까지 포함해서 가장 큰 오해가 '패널에 따라 색감이 달라진다'이다. 색감은 특히나 전문가용 영역에서 중요시하는 부분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통념을 보면 'IPS 패널은 빛샘 현상이 심하지만 색감이 쨍하다' 'VA패널은 잔상이 심하지만 명암비가 좋다' 'TN은 시야각이 안좋지만 잔상과 반응속도가 빠르다' 이다.

여기에서 게임용 모니터에서 색감은 패널에 따른 관련이 크게 없다. 오히려 색감은 IPS냐 VA냐 이전에 아래 'QLED와 nano-IPS'라는 두 기술에서 보듯 LCD 패널이 주요한 관점이 되지는 않는다. 색감은 오직 패널의 품질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편일 뿐, 패널별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즉 비싼 모니터를 사면 대부분 색감이 더 좋게 되어있다. 동가격대의 제품의 경우, 나는 IPS든 VA든 패널에 따른 색감 차이는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맞는 통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IPS는 빛샘이 심하다', 'VA는 잔상이 심하다'가 대표적이다. 이 둘은 상당한 가격차이가 나도 유지되는 대표적인 차이 중 하나다. VA의 잔상이 심하다는 응답속도 벤치들을 보면 알겠지만 IPS 모델에 비해 Black과 White간 전환이 지속될때 응답속도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 그래서 과거에는 VA패널은 게임용으로 쓸 수 없어서 시장의 주류는 IPS 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게임용 모니터 리뷰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빛샘 현상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이 두가지 특징은 현재 여러 제품을 실제로 짧게나마 보면서 비교하고 다양한 제품을 찾아보면서 정밀 계측들의 수치를 비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결론이었다.

이 둘은 순전한 취향차다.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 둘 모두 과거에 비해선 발전되었다. 8년전에는 VA패널의 잔상은 도저히 봐주지 못할 정도였지만 요즘은 게이밍 모델에 OD라던지 여러 기술로 응답속도를 향상시켜 잔상이 현저하게 낮아져 144Hz의 게이밍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패널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잔상은 느껴진다. 지장이 없을 정도일 뿐이다. 빛샘도 예전에 비해서는 나아졌을 뿐, 오히려 빛샘은 게이밍 모니터의 가격대에서는 뽑기운이라 생각해도 될 정도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심하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VA가 잔상은 느껴지지만 나는 빛샘을 싫어하고 명암비가 뛰어난 것을 선호하기때문에 VA패널을 선택했다.

가성비의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 현재 27인치까지는 IPS가 대부분 주역이다. VA모델도 나오지만 IPS가 훨씬 잘 팔리는 시장인데 이는 게임용도라면, 빛샘을 싫어하기보단 잔상을 싫어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가격대에서는 가격에따라 색감 차이가 난다고 비교할 수 있다. 32인치부터가 문제이다. IPS모델은 굉장히 가격대가 높아진다. 같은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빛샘과 잔상의 차이만으로 선택하기에는 아직 VA모델의 가성비가 훨씬 뛰어나다. 아래 전망에서 보듯 아마 올해 LG의 고주사율 고해상도 대화면 IPS 모델이 출시될 예정인데 내 예상은 아마 이들의 가격은 기존 VA 모델보다 훨씬 비쌀 것이고,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LG이외의 다른 브랜드의 IPS 모델 또한 매우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그래서 32인치 게이밍이라 하면 VA를 많이 구입하는데, 대부분 게임하는데 잔상이 문제없을 정도만큼은 발전해서 그런지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첨언해서 찾아본 바로는 전문가용 모니터의 경우는 아예 다른 시장이다. IPS 진영에서는 로컬 디밍 기술을 이용해 명암비를 극적으로 높이고 있다. 전문가용으로 기본적인 애플의 프로디스플레이 XDR 모델을 보면, LG에서 제공하는 IPS를 사용하고있다. 이 모델은 IPS 임에도 불구하고 명암비라는 한계를 극복하였고 빛샘도 거의 균일해서 찾아보기 힘들다. 애초에 LED부터가 청색광을 사용하는 등 기본적인 게이밍 모니터와 근간이 다르다. 광색역 지원은 기본이다. EIZO와 같은 진짜 전문가용 모니터 브랜드를 보면 대부분의 디스플레이는 IPS 패널을 사용하고있다.

이로서 미루어 볼 수 있는 것은 전문가용 시장에서는 VA의 단점을 극복하는 것보다는 IPS의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더욱 더 쉬운 길이였거나, 아니면 전문가급의 색역대와 표현에 있어서는 게이밍 모니터와 달리 IPS가 VA에 비해 훨씬 포텐셜을 지녔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모니터의 숨겨진 스펙들의 문제

한때 꽤나 논란이 되었던 것이 VA패널의 서브픽셀 구조 문제이다. 32인치 VA 144Hz 모델을 보면 거의 다 RGB 6서브픽셀이니, BGR 픽셀이니 하는 기괴한(?) 구조들이 나타난다. 실제 영상감상이나 게임에는 거의 문제가 없지만 QHD 정도 해상도에서 작은 글씨를 볼때 폭이 2~3픽셀밖에 안되니 이 픽셀구조로 인해 가독성이 급락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정보는 모니터의 스펙에 언급되지 않기에 직접 사용자가 정밀 검사 리뷰들을 찾아보거나 직접 확인해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게 삼성의 CL32HG70모델이다. 앞서 말했던 로컬 디밍 존 9개에 HDR까지 지원되는 QHD 144Hz 게이밍 모니터로 출시된지 2년이 훌쩍 넘은 모델이다. 이 제품을 잘 쓰고있는 사람도 있지만 삼성 144Hz QHD VA 패널은 비대칭 6서브픽셀이어서 가독성 문제가 꽤나 논란이 되었다. 반면 동일 스펙의 LG의 32GK850F 모델의 경우 로컬 디밍 존 1개지만 HDR지원인데 이 제품도 6서브픽셀이지만 비대칭이 아니어서 그나마 삼성 모델보다는 가독성 면에서 나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둘 모두 일반 RGB 3픽셀 구조보다는 떨어지는 가독성을 띄었다.

몇몇 제품의 경우 BGR구조가 있는데, 이 또한 윈도우의 클리어타입등이 굉장히 이상하게 보여서 폰트가독성이 심히 떨어진다. 이 경우에는 설정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 IPS 모델들은 얌전한 RGB 구조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아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거의 삼성 갤럭시 초기 아몰레드의 RGB구조가 펜타일이어서 논란이 되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 문제는 4K가 되어 PPi가 높아지면 당연히 해결되는 문제이기는 하다.

응답속도또한 마찬가지다. '인풋렉'등은 보통 상품홍보에 언급하지만 응답속도는 자세한 설명이 없기도 한다. 특히나 VA패널의 경우 응답속도가 낮다고 홍보하는 모델이 있지만.. 이 모델들의 경우 BTW등의 반응속도와 다른 반응속도의 차이가 현저하게 나 잔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도 그저 평균치만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삼성의 QLED와 LG의 Nano-IPS

삼성과 LG가 아무래도 국내 기업이기도 하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스마트폰' '모니터' 'TV' 이 세 분야에서 경쟁하는게 매우 흥미롭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삼성은 OLED고 LG는 IPS 였었는데, TV 시장에서는 LG가 OLED고 삼성이 QLED라는 이름의 사실상 VA주력이라는 점이 신선하다. 삼성의 OLED는 소형화에 좋고 LG의 OLED는 대형화에 좋다는 기본적인 기술의 차이가 있지만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QLED와 Nano-IPS 이 기술 둘의 특징은 광색역 지원, 쨍한 화면 구현에 있다. 사실 패널 자체의 특성은 VA냐 IPS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간단히 이 둘의 특징은 색감 강화라고만 보고 선택하는게 합리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QLED의 경우 삼성의 몇몇 모니터에서도 탑재되어있는데, 이 경우 LCD 패널, 보통 VA에 색상필름을 퀀텀닷필름을 채용한 것이다. 이 디스플레이의 특징은 광색역을 지원하여 굉장히 쨍하고 화려한 화면을 보여준다는데에 있다.

Nano-IPS의 경우는 이름따나 당연히 IPS 패널인데 편광판에 나노입자를 통해 색의 순도 구현을 높인거라 결국 이것 또한 광색역 지원과 화려한 화면에 이점이 있다.

144Hz와 4K, HDR 모니터 시장

사실 이 세가지를 빼면 내가 모니터를 산 8년 전과 차이가 없다. 이 세가지가 정말 게임용 모니터 시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기술들이라고 생각한다.

144Hz. FPS 게임이라던가 리듬게임, 반응속도를 요하는 게임. 롤만 하더라도 144Hz와 60Hz의 차이는 확연하다. 당장 PC방에 적응했다가 집의 컴퓨터로 게임을 했더니 60Hz가 뚝뚝 끊겨보여서 역체감때문에 게임을 못하겠다는 증언도 수두룩하다. 144Hz 이상은 모르겠지만 현재 게임에서는 144Hz와 60Hz의 차이는 대부분의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들이라는 쉽게 느낄 수 있다. 당장 하물며 내가 민감한편은 절대 아님에도 144Hz와 60Hz의 모니터는 마우스 커서 움직이는 것과 시작메뉴 켜지는 것부터 다르게 느껴진다.

144Hz 모니터는 게임을 하지 않고 일반적인 용도로 쓰려면 영상 감상등 대부분의 매체는 60Hz 이하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소 다르다. 눈의 편안함부터가 달라진다. 부드럽고 부드럽지 않고의 차이는 144Hz 모니터를 쓰다가 60Hz 모니터를 쓰면 바로 느껴진다. 괜히 120Hz가 60Hz보다 전력소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20 모델에 120Hz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려고 난리인지는 이러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4K. 해상도가 깡패라는 말은 언제나 옳다. 스마트폰 시장 초기에서 PPI가 정말 많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제품 역량 비교 요건 중 하나였으며 정말 초기에 비해 가장 많이 발전한 부분중 하나인데는 이유가 있다. 스마트폰은 정말 가까이서 보는 디스플레이 중 하나고, 300ppi 넘어서도 조금씩은 체감이 가능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400ppi이상에서는 거의 구분이 안되는 것 같다. 아몰레드의 경우 RGB 배열이 펜타일이라 300ppi이상에서도 꽤나 구분이 가는 편이다. 모니터의 경우는 적어도 핸드폰보다는 훨씬 멀리보지만, 여기서도 나의 체감과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험을 종합해 봤을때 FHD는 물론이고 QHD, 4K의 차이는 분명하다. ppi calculator를 이용하면 주변 기기들의 인치당 픽셀, PPi를 쉽게 계산할 수 있다.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핸드폰 모델들은 플래그쉽의 경우 인식 PPI이상으로 고스펙 모델들이 많이나오고 있지만 모니터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24인치에서 FHD, 그리고 32인치에서 QHD는 서로 약속이나한만큼 거의 92의 동일한 PPI를 보여준다. (32인치 QHD가 소폭 높다) 모니터를 왠만큼 멀리 하더라도 이정도 수준에서 4K는 기본적으로 가독성부터 차이가나게 되어있다. 32인치 UHD의 경우 130을 넘는 PPI를 보여준다. 이는 기본적으로 화질의 질적체감은 물론 가독성의 향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4K의 문제점은 144Hz도 게임외의 컨텐츠가 문제였듯 4K도 컨텐츠가 문제가 된다. 아직 4K 컨텐츠가 그닥 많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서라도 만약 게임용 PC를 원한다면 4K 해상도를 구현하기위한 그래픽카드의 요구 스펙은 QHD 144Hz보다 훨씬 높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4K 영상 매체등이 있다는 것인데 이는 많지 않다. 심지어 윈도우는 4K 지원이 구려서 사실상 배율확대를 해서 써야되는데 노트북에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땜에 해당 기능을 써본 분들은 알겠지만 이게 그다지 완벽하지가 않다.. 물론 옛날보다는 낫다.

4K 144Hz를 하고싶다면? 현재로선 가격이 매우 높다. 필요한 컴퓨터의 스펙은 두말할 것도 없다. 물론 좋긴 하겠지만..

HDR. 이 글에서 내 체감을 상당량 언급하였는데 유일하게 언급하기 어려운게 이 HDR이다. HDR 기능이 있는 모니터를 사서 리뷰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 약간 불만족하거나 적응하기 힘들다고들 많이 한다. 혹자의 말로는 300만원 이상의 '진짜 HDR'지원하는 모니터를 구입해서 보면 다르다고 하고, 누구는 윈도우10의 HDR 지원이 미흡해서 좀 설정을 만져주면 봐줄만하다고 하고.. 내가 거의 의미없는 HDR기능이 들어간 모니터를 구입하고 써본 바로는 이 둘다의 문제인 것 같았다. HDR을 지원하는 모니터라면 기본적으로 10bit 컬러라던지 광색역을 지원한다던지의 스펙이 필요하고 명암비와 광량이 상당히 높은 패널을 요구하기에 나처럼 색감을 중요시한다면 HDR 기능을 쓴다기보다는 좋은 패널을 보는 기준으로서 구입하는게 아직은 옳다고 생각한다. HDR 컨텐츠가 일부 게임과 영상에 불과하다는, 극히 적은 컨텐츠인 것도 한 몫 한다. 윈도우의 HDR기능은 사실상 SDR 컨텐츠를 HDR로 변환해서 보는? 그런 것이라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지원하는 컨텐츠.. 나의 경우는 4K HDR 영상이라던가 몬헌등의 게임을 한번 해봤는데 확실히 제대로 지원하는 컨텐츠에선 색감의 향상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이외의 컨텐츠는 오히려 색감의 하락이 느껴졌다.

내 생각으론 이 세가지 모두 체감이 되지만 셋 모두 취향이다. 나는 4K 144Hz HDR에서 144Hz와 HDR이 되는 모니터를 구입했지만 HDR은 의미가 없고 사실상 144Hz가 내 중점이었다. 반응속도가 필요한 PC게임을 자주하며 평소에 144Hz에 익숙해져 60Hz는 불편하다고까지 느껴져서 사실상 필수인 판단이었다. 4K도 사고싶었지만 4K의 경우 그래픽카드 사양이 상승한다는 문제점과 동시에 직접 보니 QHD에서 4K로서 눈이 편안해지는 정도보다 60Hz에서 144Hz로 올라가서 눈이 편해지는 정도가 더 컸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 주변에서 4K HDR을 구입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콘솔 게임을 즐겨하며 영상물을 즐기기에 이경우에는 그게 옳은 판단이었다.

현재 시장과 향후 전망

18년도 이후로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위 세가지 중점만 빼면 별다른 특이점이 없다. 하지만 이번 CES 2020에서 LG부스와 여타 기업들의 부스를 보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시장이 나아갈지 대강 추측할 수 있다.

첫번째로는 OLED 모니터다. 사실 최신형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너무 뛰어나서 색감이든 화질이든 어느면을 비교해봐도 모니터보다 스마트폰의 화면이 훨씬 쨍하게 느껴진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OLED 디스플레이는 LCD의 어느패널이든 비교가 안되는 명암비와 시야각을 지녔다. 색감구현 또한 뛰어나다. 갤럭시는 이미 S8 모델부터 광색역 지원을 하기 시작했고 10bit 컬러를 지원한다.

사실 유일한 문제가 번인일 뿐인데, 번인을 고려해도 OLED 모니터의 잠재성은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CES 2020의 LG의 CX48 모델은 48인치라는 TV용도에 가까운 크기지만 OLED, 120Hz, UHD를 지원한다. 가격대도 우리가 접근하기 힘든, 전문가용 모니터의 가격대보단 게이밍 모니터의 가격대에 가까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단 20년 1월 현재 32인치 모델에서 보면 UHD 144Hz를 지원하는 모델이 없고, 다른 인치수에서 봐도 200만원을 초과하는 가격대를 볼 때 가성비또한 합격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두번째로는 IPS 모델들이다. LG의 입장에서보면 Nano-IPS 모델들이다. LG에서 슬슬 32인치 넘은 대화면에도 IPS임에도 불구하고 144Hz를 지원하는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가격대가 매우 높아 위에서 언급했듯 가성비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27인치에서는 나름 IPS모델도 충분히 가성비 경쟁이 된다. LG 말고도 다른 브랜드에서도 고주사율 고해상도 32인치 이상의 모니터가 출시될 예정이라는 말들이 많은데.. 어디까지나 아직 남아있는 문제인 가성비의 문제가 고민이다. 얼마의 가격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잔상에 민감한 사람들은 확실히 VA가 남아있으니 돈을 더 얹어서라도 반드시 IPS모델로 갈 것이고, 빛샘이 싫거나 아니면 가성비적으로 지장없는 잔상 정도는 괜찮다면 VA모델로 가게 될 것이다. 결국 IPS 모델이 대화면에서 지금과 달리 가격대를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문제일 것 같다.

커브드와 평면, 글레어와 논글레어

20년 1월 현재 시장 기준으론 삼성은 커브드 모니터를 선호하고 LG는 평면 모니터를 선호한다. 게이밍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의 대부분은 32인치 이상에서 커브드를 선호하고 있다.

사실 커브드는 평면이든 내가 찾은 바로는 성능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이것은 오직 취향차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평면은 다용도로 좋으며 커브드는 모니터 앞에서 직접 게임 할때 몰입감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울트라 와이드 이상이라면 커브드가 반 필수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32인치 이상의 VA패널이라면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VA패널의 시야각은 광시야각이긴 하지만 IPS와 다르게 시야각이 바뀔수록 광량이 급격하게 죽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평면' 모니터라면 모니터의 좌우 가장자리가 어둡고 뭉개져 보일 수 있으며, '커브드'라면 가운데에 V자형 멍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개다 개인 체감의 문제고 나는 평면 VA 모니터를 사용중이지만 비교적 멀리 쓰는 탓인지 이러한 문제를 잘 느끼지 못했다.

20년 1월 시장 기준으로 대부분의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논글레어 모델이 주류이다. 논글레어와 글레어는 이제 완전히 취향차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글레어 패널의 쨍한 색감때문에 글레어패널을 선호했는데, 요즘 모니터를 찾아보니 이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당장 내가 산 8년 전 글레어 모델보다 지금 산 논글레어 모델이 색감도 훨씬 쨍하고 밝기도 더 좋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둘은 진짜 취향차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전문가용에 가까운 애플의 프로디스플레이 XDR은 글레어패널이니..

브랜드의 문제

'모니터 만큼은 대기업을 사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양질의 모니터를 사면 본체를 계속 바꾸어서도 쓰는 경우가 꽤 있으니 A/S와 기본적인 내구성과 품질이 좋은 대기업을 사라는 이야기다. 사실 이건 개인의 선호도라서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알파스캔과 벤큐같은 기업은 많이 검증된 편이다. 나같은 경우 8년 전 중소기업 모니터를 구입했는데 패널 하나만큼은 LG 패널이라서 품질 하나는 기가막혔고 지금 현세대 모니터와도 비교해도 꿀리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캘리브레이션이 엉망이라서 감마값이 너무 낮고, 또한 모니터 자체의 내구성이 너무 약한지 모니터 하단부가 벌어지는 초기불량이 있어서 3번 넘게 교환을 했는데도 그대로였다. 3년 넘게 사용하자 배드픽셀이 3개정도 발생해있었다.

뭐 어찌됐든 얼마전 산 모니터는 대기업의 모니터였다. 기본적으로 QC 품질자체가 매우 좋아 아주 만족스러웠고, '스펙상'으로만 보면 10만원 더 저렴한 중소기업 제품이 있지만 각종 벤치에서의 검증과 향후 A/S 편리성, 그리고 데인 경험으로 인해 결정한 나의 선택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결국 중소기업의 선호 문제는 모니터의 뽑기운으로도 귀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경우 워낙 뽑기운이 없는 사람이어서 더더욱 대기업을 선호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패널과는 다른, 완성도의 문제다. 얼마전 구입한 LG의 32GK850F는 출시된지는 2년 가까이 되는 제품이지만 다양하게 검증된 제품이다. 이 제품의 패널은 LG 디스플레이의 자랑인 IPS가 아니라 VA인데, 20년 1월 시장에서 144Hz 32인치 QHD 패널을 생산하는 주 회사는 '삼성'과 'AUO' 두 회사 뿐이다. 삼성은 비대칭 6서브픽셀, AUO는 대칭 6서브픽셀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이 모니터의 패널은 LG가 아닌 대만의 AUO사이다. AUO패널을 쓴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니터는 많지만, 같은 모니터라고 하더라도 AD보드의 퀄리티부터가 다르며, 기본적으로 검증된 기술력부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상세한 벤치마크 결과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참고글

나노셀 vs 퀀텀닷
CES2020 LG CX48
PCMonitors - 모니터들 응답속도와 색영역 등 정밀계측
RGB 6서브픽셀 구조에 관해
애플 프로디스플레이 XDR - LG 패널 공급과 특징
윈도우10 HDR 설정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