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부터 충전기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갤럭시 S21도 충전기는 미포함이다. 사실 전년도 갤럭시 탭 S7 모델도 45W 충전을 지원하면서 S10에도 포함해준 25W 충전기가 아니라 15W 충전기를 넣었을 때부터 약간 싸늘하긴 했다.

결론적으로 충전기 미포함이든, 아니면 대부분 노트북이 USB-C PD충전을 지원하고 태블릿 스마트폰 TWS 워치 무선충전 등 C타입 충전 기기는 날로만 늘어가는데 충전기는 포함해주지 않는 이 상황에서 멀티충전기를 많이 찾을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 멀티충전기라는 녀석을 한동안 구입해서 쓰고 결국 방출했는데,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유용하게 쓸 사람은 분명 있겠지만. 그래서 이번에는 충전기들의 기술과 안정성, 그리고 시장의 상황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GaN 칩셋

아직까지 정품 충전기에 GaN 칩셋을 사용한 걸 본 적은 없지만, 사제 충전기 시장에서는 나타난지 꽤 되었다. 무게는 별 차이가 없어도 충전기 크기에 있어서 압도적인 이점을 가진다. 65W GaN 충전기가 보통의 45W 충전기보다 작다. GaN 소자에 대한 원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GaN 충전기 - 쉽게 풀어쓴 원리와 배경

사실 GaN이라 해서 안정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은 듯하고,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이는 21년 2월까지 와서 GaN 자체의 불안정함이라기 보다는 정품이 아닌 사제로부터 나타나는 불안감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충전기의 품질

단순히 충전 규격을 판단하는 장비는 많지만 실제로 충전기의 퀄리티를 직접적으로 분석하기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쉽지 않고, 결국 브랜드를 통해 따지게 된다. 충전기의 스펙이 높다고 하지만 전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제품들인 만큼 안정성이 훨씬 중요한 팩터인데 따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품 충전기들은 부품에 있어서 검증된 것들만 사용하며 출고 테스트시에도 빡빡한 편이라 비교적 스펙은 딸리고 크기고 클지언정 안정성은 검증된 경우가 대다수다. 물론 고주파음 등의 현상이 심한 경우도 있지만 이는 안전과는 관련이 없는 요소고.

그래서 대부분의 충전기 폭발등의 사례나 배터리 문제에서는 정품 충전기를 사용하였는가가 매우 중요한 사정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사제 충전기를 쓰는 순간 어느정도 보증적인 부분에서 불리한 입지를 취할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품 충전기를 쓰면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안정성을 취할것이냐, 사제 충전기를 쓰면서 편하게 할 것이냐의 싸움은 어쩔수 없는 자신의 판단이다. 나의 경우는 20년도 쯤에 무선충전기를 제외한 모델을 사제 충전기로 교체하였다.

PPS, PD, QC 등 규격의 문제와 접지

사실 규격은 요즘에와서는 거의 문제가 안된다. 대부분 USB-PD로 통일되었으며 삼성 기기의 경우 정도만 PPS 지원하는지를 판단해주면 되는 정도다. 문제는 아래 후술한 무선충전이다.

또한 요즘 선택 기준 중 하나는 접지이다. 충전기류에서는 많이 접지콘센트를 보기 힘든데, 요즘 고전력 노트북 충전기등에서나 가끔 볼 수 있고 정품 충전기중에서 접지가 되는 모델은 본 경우는 못봤다. 사실 그런 점에서 접지가 안전에 영향을 미치냐는 물음에는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다만 접지의 장점으로는 충전하며 사용할때의 누설전류 체감과 터치패널 오작동. 전자파 해소도 있다는데 가정에서의 전자파 정도는 아예 무해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건 제외한다.

접지의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판단도 하게되는데, 단점은 접지회로가 들어가서인지 대부분 없는 제품보다 소량 크기가 크다. 그리고 휴대하는데 있어 콘센트 자체가 살짝 더 부피가 나가므로 불편해진다. 가격도 비싸지고.

무엇보다도 현재 시장에서 접지에 PPS이며 GaN 출력을 지원하는 멀티 충전기 제품들을 검색해보면 애초에 몇가지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 자체가 너무나 좁은 상황인데, 그 제품들 중 만족할만한 출력스펙과 크기등이 맞지 않아서 나는 접지를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충전중에 기기를 잘 안쓰기도 하고.

직관적이지 않은 출력과 재분배 문제

이건 멀티 충전기의 문제다. 사제 충전기라도 단일 포트 모델의 경우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현재 나는 멀티 충전기에서 다시 단일 포트 충전기로 돌아온 상황인데, 21년 시점에서도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제품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일단 65W나 120W 등의 제품을 살펴보자. 대부분 65W는 23포트, 120W는 34포트 제품일 것이다. 65W의 경우는 2포트를 쓸 때 45W + 18W, 120W의 경우 60W + 60W 혹은 90W+30W 정도로 분배가 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45W충전 태블릿과 25W충전 스마트폰을 생각해보자. 그냥 저렴한 단일포트 충전기 두개를 사서 45W + 25W 충전을 하는게, 65W 충전기를 사서 45W + 18W 충전을 하는것보다 훨씬 이득인 것이다. 멀티탭의 공간 문제만 없다면 말이다.

실제로 포트별로도 이렇게 출력이 다 달라서 제품을 연결할때마다 여기 최대 출력이 얼마였는지 스펙표를 찾아보게 되고, 또한 무엇보다도 멀티충전기 특성상 새로 연결할때마다 포트별로 출력 재분배를 하기 때문에 (단일이면 65W지만, 두개 연결하면 위처럼 45W + 18W 식으로 나뉘므로) 끊어졌다 연결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선충전 호환성

나름의 규격이 정립된 유선 충전과 달리 무선 충전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무선충전이 비록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단순히 갖다 놓기만 하면 된다는 편리함 말고도 무엇보다 '어떤 기기든 간에 간단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이야 USB-C 단자로 통일됐지만 가끔있는 micro-5핀 등의 기기, 그리고 C타입 연결해도 어차피 느리고 여간 귀찮은게 아닌 블루투스 이어폰 류등을 모두 무선충전기 하나로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은 꽤 편리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무선충전이 가능한 기기는 무선충전기만을 사용하는 편이다. 다만 무선충전의 문제점은 애플이고 삼성이고 다 독자규격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경우는 이번에 맥세이프 15W 무선충전을 시작했다. 삼성의 경우는 19년도에 S10 시리즈에서 12W, 노트10 시리즈에서 15W 무선충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다만 문제점은 모두 정품 모델 몇가지에서만 지원하는 독자규격이라는 점이다.

제품마다 PD를 먹는 무선충전 제품인지, PPS가 필요한지, 아니면 단순 2A 출력으로 먹는것인지 무선충전기마다도 받아먹는게 정품인데도 다 달라서, 정품 무선충전기를 사면 들어있는 어댑터를 사용하게 된다.

즉, 정품 무선충전기를 살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멀티 충전기에서 무선충전기를 연결하기보다, 자체 어댑터를 사용하는게 유리한 상황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멀티 충전기의 활용성을 한단계 저하시키는 요소다.

써본 제품들

보통 구입하는 제품으로 클레버 타키온 바이퍼럭스, 베이스어스, 아임커머스 UM2 정도가 있다. 더 많기도 한데 내가 찾아본 건 이정도 라인업이었다. 여기라고 엄청 믿을만 한것은 아니고 다른 브랜드라 해서 못믿을 정도는 아닌데, 앞서 말했듯 그 제품이 그거 같기 때문. 판매량이 적당한 것으로 찾으면 될듯하다.

  • UM2 79PDGAN (65W 3포트 멀티충전)

멀티 충전기 입문. 세달정도 만족하고 썼으나 아무래도 45W + 18W라는 애매한 분배가 너무나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GaN임에도 불구하고 접지를 포함했기 때문인지 사이즈가 꽤 커서 멀티탭 간섭도 있었고.

UM2 브랜드를 나름 많이 구매했는데, 애초에 접지되는 회사가 얼마 없는데 그중에서 C타입이 가장 많고, 디자인이 준수한 것중에서는 이정도 선택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안정성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국내 제품이 내가 보기에는 똑같은 중국 부품을 가져와 구성하기때문에 스펙상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포트 구성, 디자인만 차이나는 제품들이 꽤 많다.

중국산이라고 퀄리티가 낮다는게 아니라, 어차피 KC인증등이 된 제품들이기에 정품충전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다 안정성은 검증된 제품이라서 그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어차피 최대출력을 잘 안쓰기에 안정성 문제는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정품 충전기에서 넘어갔던 것이다.

  • UM2 130PDGAN (120W 4포트 멀티충전)

45W + 18W가 불편해서 최소 45W + 25W를 하고자 넘어갔던 제품. 다만 이 제품에서 멀티충전기의 단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게 되었다.

내가 본래 뽑기운이 없는 편이기는 하지만 불량이 두번이나 걸렸다. 첫번째는 타는듯한 냄새의 문제, 두번째는 포트미작동 문제. UM2 제품군 A/S응대가 악평이 꽤 있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웠다.이번 제품이 생각보다 65W 제품에 비해 별 차이가 없을정도로 컴팩트하게 나와서 좀 놀랐는데, 그래서 안정성 처리가 좀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불량이 여러번 걸린게 개인적으로 크리티컬이기는 했지만 전의 65W 모델은 정말 잘 사용했기에 브랜드적인 신뢰는 딱히 걸리지 않았다. 이 제품만의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고. 결국 단일포트로 넘어간 것은 포트가 많고 출력이 높아져도 해결되지 않는 출력 재분배 문제와 비직관성문제였다.

  • UM2 GANPD65W (65W 1포트 멀티충전)

결국 사제 단일포트 65W 두개에 무선충전기 여러개를 병용하는 것으로 현재 정착했다. 직관성없는 출력 재분배도 없고, 멀티탭 공간만 있으면 오히려 부피도 별로 크지 않고 간섭도 없으며 깔끔하다. 물론 접지가 없긴한데 애초에 별로 체감못했던 기능이라 필요가 없었다.

삼성 정품 45W를 구매하기엔 아래 언급했듯 멀티탭 간섭이 있을정도로 크고, 가끔 노트북 충전도 하는데 그러면 60W 정도까지 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안정성을 따지면 삼성 45W 겠지만 대부분 45W정도로만 쓰기에 65W쓰면 최대 출력 아래니 어느정도 로드도 적을 것이고.

그리고 이거 PPS 30W 지원이라고 하는데 막상 45W 충전 갤럭시탭 S7+ 연결해보니 그냥 45W 충전을 잘 지원하는데 어떻게 된건지는 잘 모르겠다.

  • 삼성 정품 유선 시리즈 (EP-TA~ 15W, 25W, 45W)

신뢰의 삼성 정품. 45W는 포함해준적이 없긴 한거같은데 따로 별매할 수 있다. 15W는 USB-A 포트라서 굉장히 싫어하는 제품. 25W가 가장 메이저할텐데 개인적으로도 크기나 디자인, 범용성면에서 아직도 여러개 가지고 있을정도로 좋아한다.

45W는 한번 써봤는데 일단 멀티탭 간섭문제가 생길 정도로 크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차라리 안정성이라지만 사제를 찾는게 낫지않나 싶어 위에 말했듯 65W 사제 단일 충전기로 갈아탔다. 접지나 멀티충전은 필요없어도, GaN을 통한 크기 감소가 생각보다 꽤 만족스럽다.

  • EP-N5200, EP-P4300

N5200은 21년 2월 기준 삼성의 유일한 15W 고속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충전기. 살 때 위에 삼성 정품 25W 유선 충전기가 포함되어있다. 버즈류도 밑에 립밤같은걸로 층 맞춰주면 충전도 잘되고. 스탠드형이라서 스마트폰 거치가 쉬워서 굉장히 애용하고 있다.

P4300은 21년 신형인데도 쿨러가 없어 9W 무선충전만 지원하는 패드형 모델. 패드형인데 사이즈가 꽤 작아서 스마트폰 놓기가 카툭튀땜에 여간 귀찮은게 아니어서, 버즈등 얹어놓기는 좋긴 했지만 워치도 안쓰고 해서 방출.

멀티충전기가 위에 언급한 문제가 없다면 사제 단일포트에서 사제 멀티포트로 넘어갈 의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무선도 15W는 커녕 9W에다가 사이즈 작은 패드류를 넣는 이 시점에서, 스마트폰과 버즈가 동시충전되며 15W급 충전이 되는 모델이 나온다면 넘어갈 생각인데 몇년째 안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