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러스의 존재때문에 이 둘의 비교는 피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러한 김에 내 가치 판단을 정리해둔다. 용어에 관해서 윈도우 태블릿, 모바일 태블릿 등으로 분류할 수도 있어서 태블릿은 모바일, 투인원은 윈도우 환경이라고 가정하겠다.

제품의 한정성 - 태블릿

모바일 태블릿 PC - 안드로이드나 iPadOS를 기반으로 한 ARM 계열의, 터치디스플레이 기반 제품들을 칭한다.

과거 한 때 많은 인기가 있던 제품 군이었지만, 지금은 소수 제품에 인기가 편중되어있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펜이 있기 전까지 태블릿의 주요한 용도는 거의 영상시청과 극히 간단한 문서작업 등 소비에 치중되어 있었는데, 특히나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가 커지고 후술할 투인원의 존재때문에 점차 파이가 작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환경과 프로수준에서도 쓰일정도의 펜 성능을 바탕으로 수요를 만들어냈고, 갤럭시탭은 그러한 아이패드의 대세를 따라 S펜을 도입하고, 성능을 개선하고 안드로이드 단에서 지원이 부족하지만 삼성 자체적으로 앱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의 가치판단을 하기 앞서, 이 둘의 특성 차이가 꽤 있으므로 먼저 화면 비율, 애플리케이션, 펜 성능에 있어서 살짝 비교해볼 수 있다.

아이패드는 4.3:3, 갤럭시탭은 16:10. 투인원 - 후술할 윈도우 태블릿인 서피스프로까지 포함하면 3:2 비율. 폰과 다르게 영상 이외 컨텐츠에도 적합한, 다소 뚱뚱한 비율이 대세다. 넓은 정도로 보면, 4.3:3 > 3:2 > 16:10 > 16:9. 넓은만큼 필기 드로잉 독서 모든 환경에 유용하지만 오히려 영상에서는 거대한 레터박스가 돋보이는 아이패드. 3:2는 서피스 비율인데 영상과 이외 컨텐츠 비중을 잘 잡았다는 평가. 16:10은 어느정도 영상에 치우쳐져 있지만, 필기에도 나쁘지 않고 멀티태스킹시에 가로에서 매우 유용한 비율. 16:9는 거의 영상 특화. 세로 필기하기에는 확실히 좁다는 느낌. 마찬가지로 멀티 태스킹할 때에는 나쁘지 않다.

아이패드의 경우 초기부터 애플 펜슬 퀄리티가 굉장히 뛰어나서 크게 언급할 것이 없다. 유일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대체품이 없다는 것과 가격대가 꽤 나간다는 것. AES라서 충전이 필수적이라는 것. AES와 EMR 방식의 차이는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요즘에 와서는 사용성에서 크게 비교할 의미가 없어졌다. S펜의 경우 EMR이라 충전이 필요없지만, 초기에는 레이턴시가 굉장했었고 오랜 세월을 거쳐서 현재 S7에 와서야 아이패드와 동일한 9ms 레이턴시 성능을 나타낸다. 다만 EMR 인식 거리 문제 때문에 팜리젝션이 어느정도 적응되어야만 편해지는 문제가 있다. 펜의 종류가 많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촉이 고무에 가깝기 때문에 필기의 느낌에 있어서는 지금에선 S펜이 우세하다는 평가.(S6 58ms, S6 Lite 25ms, S7 9ms) 필압감지는 잘 되지만 애플 펜슬과 마찬가지로 틸트는 지원하긴 하지만 S펜에선 거의 없다시피한 느낌.

안드로이드 환경에서는 태블릿을 따로 지원하지 않고있어서, 폰과 취급이 동일하다. 그래서 정책 상 아이패드처럼 폰과 같이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없다. 펜의 활용성에 있어서도 애플에 있어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선택지도 있고 환경이 좋지만, 갤럭시탭의 경우는 사실 괜찮은게 없다시피해서 삼성에서 S7 출시 때 삼성 노트의 압도적인 성능 개선과 함께 클립 스튜디오 갤럭시 버전 공개로 어느정도 숨통을 만든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 둘도 기존 쓰이던 것에 비하면 나을 뿐 애매하다는 평가가 있고, 후술할 윈도우에 비하면 이 둘은 또 한참 부족한 환경을 지닌다. (단, 아직까지 필기에 한해서는 윈도우보다 아이패드가 더 다양하다)

제품의 한정성 - 투인원

투인원 노트북, 윈도우 태블릿 - Windows x64 기반으로 한, 태블릿으로도 노트북으로도 사용가능한 제품들을 칭한다. ARM기반 윈도우 태블릿도 갤럭시 북 S나 서피스 프로 X처럼 출시되곤 있지만, 태블릿으로도 노트북으로도 애매하기에 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

투인원을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마찬가지로 스타일러스 펜 포함 여부를 따지면 인기 제품은 두가지. 서피스 프로와 갤럭시북 플렉스이다. 공교롭게도 패드와 마찬가지로 둘다 AES펜, EMR펜이라는 차이점이 있고 태블릿 시장과 다르게 점점 파이가 커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터치 기반으로 쓰기에 윈도우는 너무 불편하고, 펜을 쓸 수 있는 곳에서만 좀 편하다는 느낌. 태블릿으로 쓴다는 것은 기대하지 말고, 노트북으로 쓰되 펜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래서 스타일러스 펜을 고려하면 위 두가지의 선택지가 실질적으로 고려된다.

서피스 프로는 처음부터 그 폼팩터와 포지션에 기인해서 인기가 많았고, 펜 성능도 최근에 와서는 굉장히 개선되었다. 다만 투인원이라기보다 윈도우 태블릿이라는 용어가 어울리는데, 어쩔 수 없이 키보드가 없기 때문. 그에 반에 플렉스는 엄연히 노트북의 형태이지만 360도 힌지라서 펜을 쓸 때 태블릿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의 윈도우 태블릿 계보는 굉장히 복잡한데, 슬레이트 7 - 아티브 탭 - 탭프로 S - 갤럭시 북 - 삼성 노트북 9 펜 - 삼성 노트북 펜 (2018) - 삼성 노트북 펜 S - 갤럭시 북 플렉스로 이어지는 발전사에서 노트북 9 펜부터 꽤 괜찮은 펜 성능을 가지기 시작했다. 태블릿보다 제대로 EMR 방식의 성능을 끌어내는 것인지, 갤럭시탭은 S7에 와서야 9ms 레이턴시를 지니게 됐지만 노트북 펜은 9ms, 펜 S 부터는 3.8ms의 매우 낮은 레이턴시를 가지고 있다.

이 둘은 윈도우라는 압도적 환경에 있으므로 생산성과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이슈는 다루지 않는다. 태블릿 제품들보다 확연히 압도적이고, 이는 드로잉 등 여타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선택지가 훨씬 자유롭다. 그래서 그 이외로 폼팩터의 차이와 펜, 그리고 성능 등에서 비교해볼 수 있겠다.

서피스 프로는 사실상 태블릿의 형태를 띠고있다보니, 킥 스탠드의 존재가 펜을 사용하는 데 있어 굉장히 편하고, 어차피 키보드 커버등이 있기 때문에 노트북 용도로 쓰다가 펜을 쓰는 정도로는 거의 문제가 없다. 3:2라는 디스플레이 배율이 컨텐츠 생산과 소모 양쪽에 있어 굉장히 유용하다는 것도 장점. 다만 갤럭시 북 플렉스 모델의 경우는 이온과 동일하게 그냥 노트북이고, 그러다보니 평소에는 괜찮은데 펜을 쓸때가 좀 애매하다. 영상을 볼 때야 거의 꺾어서 높은 각도로 세울 순 있지만 킥스탠드와 다르게 벌어지기때문에 힘을 줘야하는, 낮은 각도로 둬야하는 필기에는 부적합하다. 때문에 바닥에 놓고 필기하거나 아니면 여타 거치대가 필요해진다. 16:9의 디스플레이 배율도 그냥 노트북에 많이 쓰이는 비율이라서 필기할 때는 세로는 너무 길어서 애매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 펜은 서피스 엔트리그 펜보다 뛰어난 것이 현 세대에서는 확실하다. 애플 펜슬에서는 거의 해결하다시피한 지터링 현상, IAF (초기입력값) 등 문제가 여전히 언급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도 아니다. 레이턴시도 20ms가량으로 S펜보다는 상당히 큰편.

아무래도 서피스 프로의 경우 i5 제품군도 팬리스인데, 스로틀링이 정말 엄청나다. 플렉스의 경우도 슬림, 경량 노트북을 지향하다 보니 굉장히 발열 제어에 취약한 편인데 서피스는 더하다. 노트북에 비해 동 성능을 끌어내기 어려울정도로 스로틀링이 걸린다는 평가. 확장성은 둘다 비슷비슷한데 플렉스는 C타입만 있고 서피스는 썬더볼트안되고 그런 류의 차이점이 있다.

갤럭시 북 플렉스의 가장 큰 문제점 하나는 비율보다도 해상도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 다루는 4개의 기기들 중 가장 ppi가 낮은데, 노트북으로는 FHD는 충분한 해상도이지만 스타일러스를 사용해보면 ppi가 낮다는 것을 바로 깨닫게 된다. 압도적인 펜 성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몇세대나 거쳤는데 평범한 노트북 해상도를 채용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 와콤 신티크 일반모델의 경우도 15.6인치에 FHD니 괜찮다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잘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투인원 vs 태블릿 - 폼팩터와 OS의 차이

위에서는 각 계열간 제품을 비교했는데, 본격적으로 투인원과 태블릿을 스타일러스의 사용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 이 둘은 흔히말하는 생산성으로 비교된다.

투인원 노트북은 1kg, 서피스 프로의 경우는 800g에 가까운 무게이다. 갤럭시 북 플렉스의 경우 키보드가 달렸으니 태블릿 모드일 때 두께는 말할 것도 없고, 서피스 프로는 8.5mm. 반면, 갤럭시 탭 s7+의 경우 많아야 600g의 무게에 5.7mm의 두께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써보면 이 차이는 작아보이지만 굉장히 큰데, 태블릿은 영상보고, 읽고, 게임하는데 최적화된 장난감이다. 반면 투인원은 그렇게 사용하는데 있어 크기와 무게, OS 특성조차도 불편하게 되어있다. 투인원이 태블릿을 생각하고 구입했는데 애매하다고 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다. 태블릿은 필기하는데도 얇고 가벼워 편리하지만 투인원은 두께와 크기때문에 적절한 거치대와 스탠드가 없으면 불편함을 느낄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윈도우의 팜 리젝션은 아직까지도 최악이다...

그 다음 문제는 OS 성격의 차이. Windows와 Android/iPadOS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멀티태스킹과 파일관리다. 단순히 필기와 드로잉 자체는 태블릿이 더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멀티태스킹하면서 다양한 파일들을 이용한 편집이 필요하거나, 그렇게 생긴 최종 결과물의 정리는 윈도우가 편할 수밖에 없다. 당장 PDF에 여러 사진을 이용하여 편집을 할 때에는 윈도우가 압도적으로 편리하다. 한술 더 떠서 엑셀로 정리한 표를 첨부해야한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도 태블릿에서 대부분의 경우 PDF파일을 불러온 다음, 편집하고 저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에 안그래도 가뜩이나 불편한 태블릿 환경에서 더더욱 짜증을 부른다. 반면 윈도우에서는 PDF파일을 수정하면 알아서 저장하고, 불러오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있으나 윈도우 파일 관리의 편리함때문에 그다지 저장해두는데 어렵지 않다. 당장 NAS와 클라우드를 이용함에 있어서도 윈도우는 Netdrive, Raidrive, File Stream등 다양한 방식이 있어 공유에 매우 편리하지만, 안드로이드의 경우 CIFS등 루팅을 경유한 방법을 이용하지 않고는 고전적인 업로드 - 다운로드를 이용하여 공유해야하기에 미친듯이 불편해진다.

이러한 폼팩터와 OS간의 차이가 앞서 말한 생산성의 차이를 나타낸다. 투인원과 태블릿 둘 모두 쓰는 입장에서, 같은 스타일러스를 이용하더라도 태블릿은 받아적는 경우 그리고 가끔식 문서를 간단히 편집하는 정도에만 쓰게 되고 주로 논문 읽기, 책 읽기같은 소비적 측면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반면 투인원의 경우는 스타일러스를 통해 여러 자료를 모아 노트정리하거나, 키보드를 통해 문서 편집을 할 때 주로 사용하게 되는것이다. 스타일러스 사용에 있어 태블릿과 투인원이 포지션이 꽤 겹치는 것은 맞지만, 둘 다 있을 경우 실질적 사용에 있어서는 용도가 달라지게 된다.

노트북+태블릿 vs 투인원

실생활에서 제일 많이 보이는 선택지는 일반 노트북 + 태블릿의 조합. 그 다음이 투인원이다. 투인원과 태블릿 둘 다 위에서 언급했듯 폼팩터와 OS차이 때문에 최적화된 용도가 달라서 둘 다 쓰는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앞서 말한 불편함이 불가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스타일러스만 필요한 경우 투인원과 태블릿 모두를 구입하는 것은 조금 낭비고 소비적 측면이 많은지, 생산적 측면이 많은지에 따라 노트북 + 태블릿 아니면 투인원의 구입을 고민하면 된다. 실제 사례에서는 대개 노트북을 사고 필기가 필요해서 태블릿을 사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요즘 신입생들을 보면 노트북을 살때 투인원을 사는 경우도 많이보인다.

중요한 것은 태블릿을 생각하고 투인원을 사면 아주 후회하게 된다는 점. 폼팩터 차이때문에 불편함만 느끼게 된다. 마찬가지로 노트북을 간단히 대체할 생각하고 태블릿을 사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 Samsung DEX같은 기능 때문에 어느정도 생산성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써보면 마찬가지로 생산성 때문에 불편함만 느끼게 된다.

데스크탑 - 노트북 - 태블릿 -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4체제에서 노트북과 태블릿간 포지션이 매우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태블릿은 최근 사장되어가다가 스타일러스의 도입으로 다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투인원과 태블릿의 스타일러스 탑재 경쟁에서 나의 선택 기준을 정리해두었다.